감옥에서 박물관으로, 시간의 흐름 속 부활한 중세의 영혼 - 슈필베르크 성 Špilberk
모라비아의 수도 브르노를 방문하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웅장한 요새가 있습니다. 13세기 체코의 13세기 프르제미슬 왕조 오타카르 2세가 건립한 슈필베르크 성은 도시의 중심부에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마치 시간의 흐름을 지켜보는 파수꾼처럼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브르노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이 성채는 처음에는 왕실의 거처로 지어졌으나, 시간이 흐르며 유럽에서 가장 악명 높은 감옥으로 변모했습니다. '국가들의 감옥'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 이곳에서는 정치범부터 가장 위험한 범죄자들까지 수감되었던 역사적 아픔이 깃들어 있습니다. 성의 깊숙한 지하 감옥들은 당시의 어두운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오늘날 방문객들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날이면 성 정상에서 브르노 시내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성 내부에는 브르노 시립 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어, 모라비아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전시물들을 만나볼 수 있죠. 특히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예배당의 아름다움은 방문객들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여름이면 성의 뜰에서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음악회가 열리며, 밤이 되면 환상적인 조명에 둘러싸인 성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처럼 황홀한 풍경을 선보입니다. 1 월 ~ 12 월 연중무휴로 개방되는 이곳에서는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데, 특히 겨울철 눈 내린 풍경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방문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5월 ~ 9월로, 이 기간 동안 평균 기온은 15°C ~ 25°C로 야외 활동에 적합합니다.
성의 카페에서는 브르노가 자랑하는 전통 디저트와 함께 도시를 내려다보는 특별한 순간을 만끽할 수 있으며, 야간 투어에서는 달빛 아래 성의 신비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습니다. 과거의 아픔을 간직하면서도 현재의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이곳은, 시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예술품이자 브르노의 살아있는 역사입니다.